명멸


 오, 그대도 진실한 것을 아니?
 미친 것, 모자란 것, 후줄근한 것, 괴상하고 천한 것들과
 피할 수 없이 닿아있다는 점을 너무 깊이는 생각하지 않고
 아주 영리한 생각을 속으로 하면서
 그런 줄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서
 그렇게 살고 있니? 멀쩡한 것들과만 마주치면서?
 잘하고 있는 거다
 울면서 돌아다니지 않는 것만 해도 큰 힘이 들지
 맞아, 알아, 괜찮게 하고 있다
 계산은 힘들어, 맞아, 알아, 나름

 만약에 지금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나쁜 이들이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우리와 같이 나쁜 이들이 없겠다면
 그대의 사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니?
 그렇다면 그래도 된다
 우리는 그런 이들이고
 우리가 괜찮다면 괜찮은 거야
 코를 막아도 괜찮고 침을 뱉어도 괜찮다 불쌍히 여겨도
 그러지 않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지, 알아
 그대의 영혼이 회로처럼 꺼진다 하고 켜진다 하고

 오 나도 그대를 알아, 그대의 외로움은 끝이 나야만 해
 뺨을 대봐, 뺨을 대자, 뺨을 댈 수 있겠니?
 우리는 혼내려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대를 지켜보지도 않는다
 우리를 한군데 모아놓아도 돼
 우리가 모퉁이를 당기며 점점 복잡해지고 어두워져도
 깊어지고 복잡해지는 것을 구경하러 와도, 오지 않아도 된다 맞아
 그래도 된다 울지나 말아, 제발, 알아
 우리가 계속 가르쳐주지 않니 괜찮다고 가르쳐주지 않아?
 우리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라고 우리를 너무 깊이는 생각지 말라고, 그대
 이것을 읽어도 되겠니 읽어도 된다 미친 것
 모자란 것이 무엇인지 그대가 알고 우리도 아는, 알아, 그래, 이 일

 오, 그대도 진실한 것을 아니? 잘됐구나
 오, 그대도 아름다운 것을 알아? 잘됐구나 오
 그대도 슬픔을 알고, 또 분노를 안다고? 잘됐구나 그것들을 우리에게 새겨준 뒤에 그대가
 안겨 으스러지는 것은 다음의 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