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시―진실로
이제 배경음악 작아지고 좌중 조금 앞으로
무엇이 나오든 궁금치 않을 장터에 들고 읽는 큐 카드
들어라! 이런 것이라도
인천에서 출생, 『더 멀리』 4호로 활동 시작, 동인 공동창작전선 소속, 그런 소속이 아니며, 활동을 시작한 적 없고, 태어나지도 않았다
용사, 사람 중에 적이 없는
혜희는 이것들을 쓰지 않았다
실존하지 않는 혜희는 어느 날 자신이 세계에 등장할 수 있음을 알았고, 자신의 이름으로 허락했습니다
나아가라
말하는 모든 것과 모든 말 못 하는 것들의 친구이자 손님
대체 가능하다고 믿어지는 이들의 최고 사자 참칭
공산주의자―옛 연인
화자 대리
지난날 포기하고 그러쥔 것은 우리
백악마, 회심한
그리하겠나이다
선대의 슬픔 위에서 후대의 격노 뒤에서
일이 이렇게 되었다 점점 더 또렷이 점점 더 분명히, 점점 더 널리 점점 더 가까이, 점점 더 우리에게, 사람들에게, 사람이 아닌 것들에게, 산 것들과 아닌 것들,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에게, 나와 너에게, 충분하게 도래해버린
우리 계급을 위해
앞날에까지 미쳐야 진실이라던데
들날짐승과 벌레들 야유, 다시 음악 커지며, 사회자가 뻗친 손, 입장로는
어디에? 두리번대는 우리의 얼굴 이리저리로 막힌 암흑을 쏘는 탐조등 멋대로의 좌석 대가리들 가장자리로부터
계급의 스타가 떨어지는데 혜희의 뻗친 손가락이 그것을 붙드네
모두 죽을 것이다!
(202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