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관하여 설명함


 전차로부터 빛과 바람이 일어나면서 마지막으로 적들의 빛깔을 분간하며 흑백이 된다
 파리가 되어 별안간 산 자들에게 속삭여야만 하고 적들도 사라지네
 유령이 아니었구나, 비명을 올리고 지상을 보면
 빠져나온 핏덩이들이 궤도를 껴안으며 적들을 멈춰 세우는 중

 파리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날면서 그들은 돌아갈 곳이 있지 않다고 기쁜 것과 슬픈 것이 없지 않다고
 누차 강조한다
 유령의 없음과 달리
 파리들은 망자에 이어 몸체를 나누어 계시고
 기쁜 것도 슬픈 것도 그중에 있다

 조용히 말해도 크게 울리는 이 홀에서, 적들은 없고 그 이상의 기적도 없고, 파리들은 서로의 목표를 분별해낼 수 없는
 없는 것이다

 파리들은 자신의 팔뚝을 만져보며 그로부터 하나의 결과를 도출할 것처럼 군다
 예감 같은 건 다 틀린다 다 틀리고, 빛과 바람이 일어나면서
 전차 매뉴얼이 빠르게 넘겨지고 글자를 알아볼 수도 없는데(인간을 떠났으므로)
 이러다간 모두 전차가 되어버리고 말겠다
 도로
 설명하고 있다

 아무도 안 탄 전차들
 파리들이란 즉 나라 잃은 전차들이고, 그건 그런 개념입니다
 그걸 주말 내내 설명했다 집에 가지도 못하고
 파리 없는 홀에서 파리를 만진 적 없고 파리를 사랑하지도 않는 총천연색 적들에게
 내가 그것이라도 된다는 듯 파리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을 때
 휘장은 드리워졌을 뿐 가만히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