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매장


 혜희는 죽었고 죽은 뒤에 쓴다
 자신이 죽었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잘 모른다 가로등 아래서 모두가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일어나면서 쓴다 죽은 혜희가

 슬픔이 더 필요할까 지금보다 더
 혜희는 죽어서 잘 모르겠다
 혜희가 필요할까
 나는 모르고 혜희도 모른다
 혜희는 죽었다
 역사 아래서 그만

 아아, 죽어버릴까
 문득 혜희는 그렇게 생각했다 옛날 젊은이들처럼
 이런 데에서 이렇게 사느니 말이다
 모르는 옛날처럼
 버러지처럼 사느니

 쓰레기 더미는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고
 죽은 혜희는 그 위에 누웠다
 그러고서 잘 모르겠는데
 잘 모르는데, 새벽에 혜희는 죽었고
 지혜 위에 쓰러져 슬픔을 모르게 되었다

 죽은 뒤에 쓰는
 꿈이 혜희를 어둡게 만들며 기억난다
 그때부터는 죽은 다음까지 기다릴 수 있었고
 생각대로 일어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