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례띡


 공학자의 방에 잠시 누웠다
 침대에서는 가감하지 않았다
 문과 창을 오갔다
 소리 내지 않았다
 영혼의 문제를 알아냈다
 동료를 만들지 않았다
 어떤 아픔도 화장실에서
 전부 감내할 수 있었다
 더러움을 전부
 수습할 수 있었다
 기분 좋게 위치의 계산에
 골몰했다
 너무 아팠지만

 아마도 손
 또는 발인가, 처음엔 머리로 추측했다
 지난달 손을 잃고 퇴사한 기사에게 영혼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손은 아니었다
 머리의 경우는 어떤가 주워 붙여 꿰맨다면 사라진 뒨가, 만약 사라지지 않는다면, 피라면, 몸통이라면, 그래 육신이라면, 거기에 담겨 유지되는 것이라면 영혼이 유지의 다른 이름이라면, 그렇다면 추억이며 자연사로 난 오솔길, 그러나 망각의 경우는
 그곳이 아니었고
 그것이 있다면 생명과 무관한, 그 반대쪽에서 오는 힘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삽화 속 서가의 책등, 뻗을수록 닿을 수 없는 속도의 저편, 불가해를 향해 자신 밀기, 선대가 이생에 꾀한 것이 이후까지 이뤄지지 않음이고, 그것을 어떤 설명도 돕지 않는 통계라, 천장 없는 연구소라, 누를 수 없는 진리의 모서리라, 관측하기엔 너무 큰 쐐기돌이라, 차라리 불멸의 다른 말이라 하자, 하면
 영혼은 불멸의 영혼이어야만 한다

 이제는 그것이 어둡지 않은 어떤 것일 수 없음을 안다
 사랑하는 이단자야
 네게 영혼이 없어서 질투했다
 네가 나를 질투하듯이
 언젠가 이 방과 네 집의 고통이 같고
 너와 나 사이에 회오리치는 토씨들
 세상, 매질, 하나
 둘, 셋
 불을 끄자 모두의 지능이 팔짱 엮네
 불가능한 종족이 열 지어 나오며 외는 송가
 시간이로다 그 시간이로다
 기다리던 이방
 생물을 요리로 만들고 나서
 마음을 놓고 동료와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