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


 이 계절 새들은 혼자 나타나지 않고 적어도 둘씩 근방에 있군 서로를 부르는 탓인지?
 많은 경우 나타나지도 않는다 새가 아니라 새들, 저것은 기념관 바깥의 새들
 벽을 끼고 돌면 나무가 한 그루, 거기에 어떻게 나무인가 이 지경에 와서도
 나무가 한 그루 반드시 있네 그래야만 하네 나무 안에는 나무와 비슷한 것
 새소리 겉에는 새소리 비슷한 것
 다시 기념관 바깥의 나무들 안쪽의 나무들
 그곳에는 못도 있고

 전쟁기념관에 왔군 수중의 돌이 점점 어두워지는 걸 보려고
 기념관의 자연 속에서 바퀴와 날개 따위가 바래고 다시 칠해지는 것을 보려고

 죽자 살자 계란프라이만 먹었다 돈 빌렸다 갚지는 않고 잔고를 확인치 않고
 도박하는 마음으로
 산 계란에
 밥 먹고 전쟁기념관에 왔네
 잠이란 것은 왜 있어서 어제의 결심을 흐리게 하는가
 얻어먹고 빌어먹었다 돈 없었으니까
 없어도 일하지 않았다 돈 벌지 않았다
 다 전쟁기념관에 오려고 그랬던 것이군
 전쟁기념관에 오려고

 빛은 물 아래 앉았다
 그렇게 보였다는 이야기다
 식물은 슬프지 않다, 그중 특히 나무들
 그렇게 보인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전쟁기념관에서 떠올리고 그 외엔 아무 생각도 없네
 그리고 전쟁기념관에 놓인 젊은이들, 폭탄들, 노인들
 외국인과
 경비들이 모두

 물에 대고 묻는다, 실은 안 묻는군 이렇게
 그들은 혼자 나타나지 않고 적어도 둘씩 근방에 있네 서로를 부르는 탓인지?
 안 들을 얘기를 또 하고 끝난 싸움을 또 하고 더 무엇을 낳으려고 무엇을 더 흔들려고
 기념관에서 기념비를 보고
 기념식수된 사상 밑에 다다라
 이제 아무런 계획도 없는 머리 위로 묵념의 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