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의 전당


 차려입고서 으슥한 곳으로 갔지
 누가 보기라도 했으면 그 사람은 불쾌했을 거다
 그래서 원래는 혼자 하려 했는데
 너한테만 보여주는 거야
 네가 없는 듯이 해볼게

 네가 없는 듯이는 못 했다
 골목에서 나와 입술을 잡으며
 늙은이여, 자네를 얼마나 부러워하고 있는지 알고 있니
 앞날이라는 게 없는 듯이 굴고 싶네 넝마 위에 뒹구는 자네처럼
 보여주면 안 되는 걸 보여주고 말야
 하면 안 되는 말을 하면서
 앞으로 옆으로 구르며

 이 작전은 악의 작전이고
 이기는 작전이야, 이겨
 너는 유일신이고 정신을 잃는다
 나도 많은 것을 잃었네, 늙은이
 우리를 합쳐 빈민이라 부르던데

 나는 우리가 좋아 거의 찬양하고 있어 그래서 어두운 곳에도 다녔지
 지금도 다닌다 자네는 어디로 가고 있어 저는 나가고 있어요
 그래 나가고 있니
 저곳 말이지
 내게도 보인다 네가 가지 못하는 네 집
 너는 여기서 분변을 쥐고 있는데 말야
 그렇지 나한테도 보인다, 멱살을 그만 놓도록 해
 저곳이 내 심기를 거스르고 있다
 네 색 빠진 손도

 이제 자네도 모르는 자네의 자녀들을
 어떻게 해버릴 참인데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아닌 거야
 하고 네가 보여준 것은
 연기를 뿜고 있는 소맷부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