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망인
눈보라 날이었다
까치발을 했다 진열장 모퉁이를 붙들어 던졌다 바닥에, 첫 경험 뒤에
신이 되고 싶어요, 되고 싶은 것도 잊고 주저앉았다
잔과 상장들이 잔해 위로 교묘한 길목을 냈다
유리 재떨이 너머 잿더미를 들여다보았다
커튼 색깔을 생각해보았다 제라늄 잎을 문질렀다
세제를 부었다 까치발을 했다 잿빛 벌집 꼭지를 쥐고
나갔다 왔다 털고 쓸었다 짰다 갰다 참았다 설탕과
무엇도 버리지 못했다 맡았다 없었다
타일 위에 엎드리면 배와 정강이가 젖겠다 여겼다 이미 그런 줄 잊고
귀뚜라미의 머리를 껴안았다 가슴과 무릎이 젖었다
너는 이렇게나 아름답고, 검고 이렇게나 작구나 너는 살 수 있을까
손을 맞잡고 속삭였다 되고 싶었다 살 수 있을까
엄지와 검지로 집었다 삼켰다 약을, 엄지와 검지로 양말을
벗었다 우리는 가족이었지 가족이었으니까
그날이었다 벌레의 크기로 벌레의 마음에 갔다
빛이 전구에서 나는 중이었고
사냥철 앞으로 전능한 발자국